2015년 11월 21일 토요일

[홍콩-랜드마크] HSBC Headquarter Building 답사기

​출장차 들른 홍콩 어디를 들러야 할지 막막할 정도로
 홍콩에는 다양한 볼거리들이 있습니다.
건축인이라면 한번쯤은 들러봐야 할 건물들이 있는데
그중에 첫번째는 당연히 HSBC 본사건물이죠
홍콩 상하이은행 본사건물은
영국의 하이테크 건축가로 잘 알려진
노만 포스터(Norman Foster) 경이 설계했습니다.

1979년에 설계가 종료되고 1986년도에 준공이 되었습니다.
어마어마한 철이 시공에 사용된 것으로 유명하고
시공에 천문학적인 비용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 한번 둘러보도록 하죠





위치는 홍콩섬에 위치하고 대중교통으로는 ​Central 역에서 가깝습니다.
건물 규모가 크다보니, 건물전체를 사진에 담으려면
꾀 멀리떨어져서 보아야 한눈에 들어옵니다.
위 사진은, 파노라마뷰를 세로로 올리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홍콩 HSBC 본사건물은​
1970년대 설계된 건물치고는 상당히 세련된 디자인입니다.
지금설계된 건물이라고 해도 믿어질듯 하네요







건물에 더 다가가기 위해 큰길을 건넙니다.






트렘을 건너면 비로소 건물 입구에 도달합니다.










홍콩 HSBC 본사건물의 주 재료는 철입니다.
이 건물의 구조시스템의 원리는
Hanging Plate, 즉 건물의 네 귀퉁이의 수직부재에서
각 층의 바닥판들을 매달고 있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나중에 사진에서 보실수 있겠지만,
내부에 대공간을 발견하실수 있습니다.
시원한 느낌이 드는 독특한 내부공간을 만들 수 있죠

드라마틱한 공간연출은 가능합니다만
그만큼의 값을 치르게 되는 구조이기도 합니다.






건물 바로 아래에서 바라본 모습





건물의 하부는 필로티식으로 띄워져 있어
도시민들에게 공개되어 있습니다.
다만, 직원들은 좌우 양쪽의
별도 출입구로 건물로 진입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Security Check가 위치한 직원전용 출입구)










건물의 정면이 북향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Sun shade를 차용한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남측이나 서측이라면 모르겠지만
단순히 디자인적 요소로만 차용했다고 보기엔
비용이 만만치 않았을 텐데요..





마치 우주선으로 진입을 연상시키는 고객전용 에스컬레이터 입니다.
저층부는 사진에서 처럼 외부인들에게 공개가 되어 있고,
고객들은 두개의 에스컬레이터로 올라가고 내려올 수 있습니다.






홍콩 HSBC 저층부 파노라마 뷰 입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도착하는 층은 2층입니다.
올라서면 직원이 친절히 안내를 해 줍니다.
저처럼 은행자체에 업무를 본게 아닌 관광객처럼 보이는 사람들은
어디까지 사진을 찍을 수 있는지 안내를 해 줍니다.









내부의 어마어마한 아뜨리움 공간.
채광이 되는 아뜨리움은 아니지만,
어마어마한 내부 개방감을 선사합니다.
뒤에 마어마한 철골 부재가 보입니다.






대공간 양측의 슬라브들은
네 귀퉁이의 주요 구조부에 의해
메달려 있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홍콩이 비교적 더운지방이기 대문에
어마어마한 열부하가 걸릴것으로 예상이 되고
그에 따라 이 건물은 에너지 절약형 건물은
아닐거라는 예상을 조심스럽게 해 봅니다.







업무를 위해서라면 한층 더 올라갈 수 있겠지만,
너무 관광객처럼 보였나 봅니다.
2층에서만 사진촬영을 허용받았습니다.








홍콩 HSBC 본사건물은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나름 상당히 고가의 건물이기도 했습니다만,
비교적 이른 시기에 시도된 실험적인 건물이고
준공된지 30년이 다 되어 감에도 불구하고
전혀 낡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건물이었습니다.

저가의 재료로 대충 지어진 30년된 건물과 비교하면
좀 비용이 들더라도 제대로 지은 건물이
훨씬 더 수명이 길다는 생각을 한번 해 봅니다.

뇌신경건축학-정재승박사님 세미나 리뷰 - #2 모델하우스에서 소비자에게 가장 알맞은 타입을 쉽게 선택하다



<img source: www.wgmnews.com>



사람의 코르티솔(Cortisol)을 측정할 수 있다면? 코르티졸은 쉽게 말해서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게되면 분비되는 일종의 호르몬이다. 두려움이나 걱정이 생길때 어김없이 코르티솔이 분비되는데, 재미있는 것은, 현재는 이런 코르티솔의 분비량을 실시간으로 측정 가능하다는 것이고, 다양한 분야에서 실험해 볼수 있다는 것이다. 특정 환경에서 인간이 느끼는 스트레스의 정도를 측정하여 그런 환경이 사람에게 좋은지 좋지 않은지, 혹은 이 사람이 그 환경에 적합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알 수 있다.





<img source: www.hkbs.co.kr>


모델하우스를 예로들어 보면, 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타입의 모델하우스를 놓고 고민하게 된다. 향은 어떤지, 평면은 잘 나왔는지 모든 면에서 고민을 하고 최고의 타입을 선택해 청약을 넣지만, 나중에 실제 거주를 하면서 후회를 하거나 생각했던것 과는 다르게 만족도가 떨어지게 되는 사태를 맞이하기도 한다. 만약 모델하우스에서 역시 이런 호르몬 분비를 실시간 측정하여 각 타입별로 사람의 코르티솔 분비량을 비교해 보면, 어떤 타입이 그사람에게 가장 맞는지 알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혹은 얼마전 지인을 따라 갔던 외제차 전시장에서 사고자 하는 차량들으라 놓고 일일이 시승을 해 볼때, 역시 코르티솔 측정을 해 보면, 내가 눈으로 느끼는 것과 실제 몸이 느끼는 것의 괴리를 어느정도 잡아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게 된다.

정리하자면, 신경건축학에서 이야기하는 바는, 추상적 감정이 아닌 측정가능한 감정, Evidence Based Architecture인 샘이다. 비단 건축분야에서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 정재승 박사님 세미나>

뇌신경건축학-정재승박사님 세미나 리뷰 - #1 공간이 사람의 행위를 결정한다?

사람은 공간에 따라 행동이 바뀐다?
그렇다면 공간이 사람의 행위를 좌우할 수 있다는 말인가?
짧지않은 시간동안 건축설계를 하면서 내가 지은 건물의 의도에 따라
사람들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꿈을 항상 지니고 사는 사람중 하나였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건축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사람들은 행동하고
또 심지어는 공간에 불편함을 느끼고 공간자체를 의도와 다르게 사용해 버리는
수많은 예들을 발견함에 따라, 설계에 대한 회의를 느끼기도 했었다.

그렇다면 사람은 공간에 의해 어떤 영향을 받는 것일까?
우선 최근 뇌신경건축학으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카이스트 정재승박사님의 세미나에서 처음으로 다루고 있는
주제가 바로 공간이 인간의 뇌에 끼치는 영향이었다.

이 세미나에 따르면, 공간은 인간의 뇌의 부분중 '아밋달라'라는 부분에
영향을 미치고 아밋달라는 사람으로 하여금 그에 맞는 행동을 하도록 한다고 한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 하면, 인간은 특정 공간에 들어가게 되면
그 공간에 대한 자신만의 테깅작업을 하고 이어서 이미 테깅된 
공간에 들아가면 특정한 감정을 느끼게 되어 동일한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img source: justsoakit.com>


왜 사람은 벽에 붙으면 안정감을 느끼고 공간의 정 중간에 서면
불안감을 느끼게 되는 것일까?

사람은 본능적으로 방어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즉 구석에서는 어떤 대상이 자신을 공격할때 후면이
막혀 있으므로, 방어가 용이하다. 반면, 사방이 열려있는 공간에 서면
사면에서 공격을 받을 소지가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불안하다.

'아밋달라'라는 뇌의 부분은 결국 사람으로 하여금 가꾸만 구석으로 이동하도록 명령한다.
 하지만, 생물학적으로 남자에게 이러한 특성이 강하다.






<img source: www.answerbag.com>

승강기에 타보면 그러한 특성을 잘 찾아볼 수 있다.
승강기에 탑승한 사람들중 대부분의 남자들은 구석을 선호하는 반면
여자들은 어디든 게이치 않는다.
이러한 특성은 예로부터 사냥으로 가족을 부양하던 남자들에게 있어
방어본능이 훨씬 강하기 때문에 자꾸만 구석으로 향하도록 프로그램 되이있기 때문이다.

반면 여성들의 경우는 별로 맹수를 만나거나 싸울일이 없었기 때문에, 
그런 본능이 상대적으로 남자에 비해 약하다. 


<img source: www.redlands.edu>


명상하는 장소에 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빙 둘러앉아 벽쪽으로 몰리게 되는데,
실제로 벽을 선호하거니와 또 심지어 뇌파를 측정해 보면 
명상을 하기전과 한 후의 뇌의 안정성을 느끼는 정도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한다.





이는 곧 공간에 의해 인간의 감정이나 느껴지는 안정감과 평온함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가 가능해진 이유는 사람의 뇌파를 직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장치들이 최근에 더욱 다양해지고 소형화되었기 때문이다.
특정공간에서 사람의 뇌가 어떤 반응을 하는지 설문지로 조사하는게 아닌
실시간으로 뇌를 측정하기 때문에 훨씬 정확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예로 아이들을 특정한 공간에 데려가 보면 
처음에는 쭈볏거리면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어느순간부터는 특정한 공간에서만 노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즉, 테깅이 끝나고 가장 마음이 편한 곳에서 놀기 시작하는 셈이다.
이러한 실험을 통해 어떤 공간이 아이가 좋아하고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인지를 단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img source: www.execustay.com> 





아파트에 설치된 피트니트센터에 가보면 항상 사람들이 없다.
시설도 좋고 집에서도 가까운데 왜 사람들은 굳이 이곳을 기피하는 것일까?
답은 이곳에서는 운동이 잘 안되 때문이다. 왜? 심리적으로 말이다.

우선 사람이 집에 대해 가지고 있는 테그는 무엇일까?
집은 쉬는 공간, 편안한 공간이다.
따라서 집에서는 편하게 입고, 이리눕고 저리눕는 공간이다.
집 바로 밑에 있는 피트니스 공간에 가서 운동을 해도
별로 흥이 나지 않고, 열심히 하고자 하고자하는 의지가 잘
생기지 않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즉, 피트니스센터도 여전히 집과 동일한 테깅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운동을 하려면 집밖으로 나가서 피트니트센터 간판이 붙어있는
건물로 들어가야만 그제서야 운동이 가능하게 된다.

만약 집 바로 아래에 있는 피트니트센터에서 운동을 성공하고 싶다면,
최소한 영역을 바꾸어주는 의식행위(Ritual Performance)를 취해주어야 한다.
예를 들면 완벽한 운동장비로 환복을 한 후에 운동을 하던지 말이다.


 
<img source: www.powerhomebiz.com>

얼마전 YAHOO에서는 전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하여 화재가 되었었다.
하지만 최근 YAHOO는 재택근무 실시에 대해 실패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 시기에 많은 YAHOO 직원이 GOOGLE로 이직준비를 했다고 한다.)

집에서 일을 하면 더 창이적이 되고 시간도 절약하고, 
가사일도 동시에 할 수 있어 훨씬 좋을것 같은데 도데체 왜 실패한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집은 사람에게 일하는 공간으로 인식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집은 여전히 휴식공간으로 테깅되어 있다.

이러한 테그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절대 창이적인 아이디어나, 업무적인 효율을 기대할 수 없다.
만약 재택근무를 성공시키려면, 집안에 또다른 업무의 영역을 설정해야 한다.
즉, 이곳은 집안문위기와는 전혀 다른 또하나의 공간이라는 테킹을 뇌에 해줄수 있을 정도의
공간적 전이가 필요한 것이다.

혹은 그 업무공간에 들어가기 전에는 반드시 샤워를 하고 옷을 일할때 입는 옷으로 환복을 하고
일을 한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이렇듯, 공간은 사람의 뇌에 영향을 미쳐 이 공간에서 무엇을 해야할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이러한 공간적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사람의 행위를 연구하고 그에 따른 피드백으로
공간을 디자인한다면, 훨씬 사람에게 친근한 공간설계가 가능할 것으로 보는 것이 바로
뇌신경건축학이다. 

2015년 11월 19일 목요일

송도컨벤시아 전시장과 송도 센트럴파크를 둘러보고 왔습니다.

사실 몇전전까지만 해도, 바다였던 곳이었는데, 
매립을 하고 지금은 완전히 외국과 같은 이국적인 도시로 탈바꿈된 송도입니다.

오늘은 송도컨벤시아와 주변 센트럴파크를 둘러본 소감 후기입니다.




컨벤시아 전시장은 기본적으로 겉으로봤을때 절판구조로 되어있는것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냥 철골구조입니다. 출입구가 시원시원하네요










동북아무역센터가 보입니다.




송도는 어마어마한 용적율, 높은 건물, 오픈스페이스가 특징입니다.
팬트하우스에서 한번 구경해보고 싶네요





송도컨벤시아 주출입구 입니다.






더 멀리 떨어져서 찍은 송도컨벤시아







송도의 자랑, 송도센트럴파크에 진입했습니다.






한가로이 가족단위로 거니시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한가로운 도시의 풍경











송도의 특징은 길가에 주차단속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주차할곳이 없을 경우에 길가에 차를 대도 괜찮았습니다.
덕분에 길가에 차들이 불법주차를 많이 하더군요







송도 자전거 거치대
뭔가 심플하면서도 디자인이 있는 자전거 거치대 입니다. 



건축설계 실무 7년차...설계를 계속 할것인가에 대한 고민

건축설계를 계속 할것인가?

건축대학 5년,
대형사무소 7년차
총 합이 12년째 건축설계란걸 하고 있는 건축인으로써,
최근들어 과연 설계가 길인가..라는 어마어마한 질문을 앞에 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사실 이제까지 그런 고민을 심각하게 고민해 본적은 한번도 없었다.
왜냐하면, 건축설계가 하고싶어서 기존에 하던 공부를 접고 건축대학에 편입했고,
남들보다 늦었지만, 열심이 해서 지금은 비교적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에서 하나둘씩, 이직하시는 선배님들을 보고,
또, 점점 모르고 있던 현실속에서 선배들이 겪어온 고민들을 이제야 대면하면서,
역시나 그들이 고민하던 걸 이제는 내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되는 시간이 된 것이다.
포화된 건축시장에서 설계라고 하는 아주 작은 밥그릇을 가지고 지지고 볶고 사는
건축설계쟁이들을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을때가 있다.
사실, 선배들을 보고 와..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일이 아무리 힘들어도 결국 열심이 하다보면 저렇게 될수도 있구나..
이런 말을 할 수 있을 정도의 롤모델을 찾지 못한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또 회사가 점점 설계사무소에서 그냥 대기업회사화 되어가고 있는 지금의 시점에서
점점 창의력을 그려내면서 누렸던 카타르시스보다,
잘 관리하고, 잘 조직된 회사로의 기업가치관이 전환되면서도
그전에 생각하던 회사적 가치관에서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것도 문제다.
어쨋든, 이런 최근의 고민을 누구이겐가 토로하지 않으면
답답해서 미쳐버릴것만 같아서
생각하던차에 예전 4학년때 스튜디오교수님을 찾아가기로 했다.
교수님을 만나서 답답한 마음에 바로 본론을 풀어놓았다.
교수님은 그럼 설계말고 뭘 하고싶은지를 물었다.
사실 뭘 하고싶다는 생각은 해본적이 별로 없고,
설계말고 무슨일이 있을까요 라는 질문을 하고 싶었는데,
뭘 하고싶은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교수님은 바로 답변을 주셨다.
"설계를 하다가 다른걸 하려면 그만큼 수업료를 다시 지불해야 한다"
그러면서 한가지 예를 들어 주셨다.
예전에 건설사에 다니다가 다시 설계가 하고싶어서 설계사무실에 들어온 사람이 있었는데,
건축과를 나오긴 했지만, 설계사무소에서 근무해본 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모든것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했다는 것이었다.

모든 일은 그만큼의 수업료를 지불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 선생님 말씀의 요지였다.
즉 지금 나는 건축설계를 위해 12년간의 시간을 투자했는데,
지금 설계에서 다른쪽으로 전향한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많은 것을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다.

그럼 그만큼 새로운 수업료를 어떠한 형태로든 지불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돈이 되었든, 시간이 되었든, 정신적 스트레스가 되었든 말이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다시 여쭈었다.


​T자형 인간


"T자형 인간이라고 들어본적 있냐?"

선생님은 T자형 인간이라는 개념을 말씀하셨다.
역시 수업하셨던 분이셔서 그런지, 나는 다시한번 학생의 입장에서 듣게 되었다.

"일단 건축하는 사람은 T자형 인간이 되어야 해.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중심축으로 가지고 있는거지,
 절대 그 중심축을 쉽게 옮겨선 안돼, 왜냐하면
중심축은 깊이 들어가기 위해 있는 거니까

축을 자꾸 옮기면 깊이들어가기가 힘들어 지거든,
그리고 그 닻이 확실하다면 그다음은 수평축을 점점 넓혀나가는 거야..
수평축을 넓혀나가는데 건축설계만큼 좋은 직종은 없거든,
수평축은 다양한 분야를 넓고 두루두루 섭렵해 나가는 거지"

나는 선생님 말에 점점 빠져들어 갔다

"뭔가 새로운 것을 계속 도전해 나가는건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스마트한 선택은 아니지,
니가 한번 잡은 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쉬워지거든,
만약 지금 니가 100을 써서 해야하는 일이있거든,
앞으로 5년뒤에는 80, 10년뒤에는 50만 투자해도 할수 있게 되지,

그럼 그때는 다른분야를 조금씩 더 알아갈수 있게 되지,
그렇다고 니가 가지고 있던 중심적인 축을 움직이는건 아니지,"

교수님은 계속 말을 이어나가셨다.

"건축설계만큼 다양한 분야의 깊이있는 사람들을 만날 기회를 제공하는 일은 없거든,
만나는 모든사람이 다 전문가지, 과학자, 정치가, 의사, 심지어는 돈이 아주 많은 사람..

그런 사람들과 이야기해 보는게 얼마나 좋은 기회냐,
그리고 그런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공부하는게 얼마나 즐거운 일이고,,

또 프로젝트를 하면서 너는 새로운 공부를 하게 되지,
이를 테면, 요즘 내가 새로 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말이야..."

교수님이 새로하고 계신 프로젝트는
우리나라 최북단인 철원과 북한을 잇는 철도를 연결하는
남측 역사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본인은 프로젝트를 위해 DMZ를 보존하기 위한
스터디를 진행하시면서 두루미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셨다고 한다.

"너는 두루미와 학의 차이를 아냐? 나는 이제 안다."

솔직히 두루미나 학에 관심은 전혀 없다.
하지만, 교수님이 무슨말을 하려고 하시는지는 명확히 알았다.





건축설계를 계속 해야하는 이유

사실 선생님은 최근 개발사업에 손을 대셨다가 크게 데인후였다.
그래서 원래 운영하시던 본인 사무실을 잠시 접고,
지금은 큰 사무소로 자리를 옮기신 상태였다.

본인이 말씀하시는 설계를 계속 해야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설계는 우선 니가 죽을때까지 계속 할수 있는 일이다
만약 시행사나, 공공기관에 들어간다면,
업무강도가 낮고 편하게 일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재미가 없고, 또 정년을 걱정해야 하지,
하지만 건축설계는 니가 요절하지만 않는다면 장수하면서 누릴수 있는 일이지"

"둘째로 건축설계를 해야 하는 이유는,
니가 밋밋한 인간이 되지 않을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지.

설계를 하는 사람은 끊임없이 새로운 분야를 공부해야 하거든,
그러다 보면, 누구를 만나든 할수 있는 이야기가 많은 매력적인 사람이 된다."

세상에는 많은 종류의 사람들이 있지만,
그중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밋밋하고 재미없는 사람들이지,
만나도 그만 안만나도 그만인 사람들이란 말이야.
하지만 건축가는 최소한 그런 사람은 아닐수 있지."


나는 교수님의 말에 완전히 털렸다.
더이상 할말도 없고 해서
예전에 수업시간에 있었던 에피소드 이야기, 지나간 옛날 이야기를 한참 하고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

사실 내가 듣고 싶없던 말은,
내가 어떤 분야의 일로 전향할수 있을까 였는데,
교수님은 내가 지금일을 오히려 꼭 붙잡고 있되
좀더 많은 분야롤 넓혀 나가기를 주문하셨다.

생각해보니, 다 맞는 말뿐이다.
역시 선생님들을 많이 만나봐야 한다.

글세..
모든 선배들이 다 이분같은 조언을 해주진 않으시겠지만,
최소한 이분이 말씀해주신 중요한 논리는
꼭 마음속에 새겨두고 있어야 겠다.